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7 전체: 145,686 )
위탁
bh2000

 

 

(68)시와 오솔길

 

 

위탁

정봉희

 

늙스구레한 대머리는 아들인 듯

앞서거니 휠체어를 끌고

가방 들고 따라오는 귀밑머리 희끗한 며느리

기저귀 채우랴, 24시간 감시하랴

치매 수발 받들기

얼마나 힘들었을까.

 

 

억지로 억지로

차마 자식된 도리로

동아줄보다 질긴 목숨 돌보기 수년째

처진 어깨가 산그늘처럼 기울었다

 

 

하얀 시트 침대 위

무릎을 풀어 허리를 굽힌 채

엉거주춤 서 있는 ?아들을 타인처럼

바라보는 어머니 시선 멀리 하고

 

 

두툼한 서류뭉치 받아들고

피차간 돌아서야 할 시간, 안녕

이제는 짐이 되어버린 목숨줄 

부탁합니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