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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시와 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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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희

 

 

때가 되어도

밥 먹자고

말 걸어올 사람 없는

초저녁 쓸쓸함이

발목까지 젖어드는 날이면 

 

 

나는 잘 익은 시간처럼

내 안의 깊은 적막을 빠져 나오는

살아있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들은 공복의 허기처럼

내 몸을 물어 뜯기 시작했고

때론 들러붙어 견딜 수 없는 딱지로 근질거렸다

그럴 때마다 소리는 붉게 타올랐고

입에서는 비린 냄새가 진동했다

 

 

오래 전  자처한

적요란 거

한번쯤은 통째로 삼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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