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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남이 죄’라는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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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코메디언 저자 Trevor Noah가 쓴 ‘Born a Crime’이란 책을 서점에서 만났다. 제목이 너무 흥미로워서 단번에 읽어내려갔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태어남이 축복일 텐데 그것이 죄가 되는 곳이 한때 이 지구상에 있었다. 우리가 사는 반대편 쪽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운명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 흑인여성이 백인의 유전인자를 얻고파서 갖은 노력 끝에 그것을 이루게 된다. 그 결과로 나라가 금지하는, 그 시대의 법을 어긴 혼혈 아이를 출생시키지만 그 생명체는 범죄의 결과이기에 밖을 볼 수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야만 했다.


 그때의 법은 유럽 남성이 본토(아프리카)의 흑인여성과 불법 성관계(Illicit Carnal intercourse)를 하게 되면 법적으로 5년까지 감옥생활을 하게 되며 원주민 흑인여성이 백인남성과 관계를 한다든가, 유럽 백인 여성이 본토 흑인남성과 성관계를 했을 때는 4년까지 감옥에 가야하는 시절이었다. 


 저자 트레브 노아(Trevor Noah)의 엄마는 백인의 유전인자를 원했고, 그 태어나는 아이에 대해서 독일계 스위스인(Robert) 아버지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약속 하에 이루어진 성행위였기에 이 아이는 법적으로 아버지가  존재하지 않은 상태에서 엄마의 성을 이어받게 된다.


 트레브는 태어나서 남아프리카가 독립이 되기까지 6년이란 기간 동안 밖을 나올 수가 없었다. 만약 외출 중에 혼혈 아이라는 게 경찰한테 알려지면 그 자리에서 잡혀가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원한 귀한 생명이었던가! 그녀에게는 그가 믿는 신앙과 아들 트레브가 삶의 전부였기에 모두를 다 바쳐야 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제일 먼저 아들에게 알려준 것이 그녀가 절대적으로 믿는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었다. 만델라가 27년이란 긴 세월동안 감옥에서 보낸 후 출옥하여 남아프리카 대통령이 되면서 흑인 인종차별을 철폐해 어둠의 세계에서 살던 모든 남아프리카 사람들이 자유를 찾게 되지만 오랜 세월 노예처럼 저임금에 노동일만 해온 흑인들의 인권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그때부터 트래브는 엄마를 따라서 일요일마다 하루 종일 백인교회, 유색인 교회, 그리고 흑인교회를 거쳐서 집엘 오게 된다. 그렇게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성경에는 도가 통하도록 능통하고 영어는 완벽하도록 엄마가 아들을 교육시킨다. 


 트레브가 대여섯 살 될 무렵에 엄마는 트레브를 데리고 백인 아빠를 방문해서 아들을 소개하게 되고, 그 이후부터 트레브가 스스로 아빠를 찾아가서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된다. 그때 트레브는 백인 아버지로부터 유럽문화를 익히고, 특히 크리스마스 때 선물교환, 추리장식, 그리고 아들의 생일때마다 잊지 않고 주는 생일 카드, 선물 등 아버지로 받는 즐거움도 공유하면서 부자의 관계를 만들어 가지만 오래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절대 누구에게도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였기에 혼자서 훌훌 자유롭게 다니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트레브는 자라면서 수많은 종족의 아프리카 언어를 배울 기회가 오고 또 뛰어난 언어구사 능력으로 인해서 많은 어려운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 때문에 감히 친구가 될 수 없는 백인 급우들과 어울릴 수가 있었다. 완벽한 영어에다 4-5개의 아프리칸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재능이 아마도 트레브가 지금의 자신을 창조하는데 기반이 될 수가 있었다고 믿고 싶다. 


 트레브가 9살쯤 되었을 때 엄마가 자주 다니던 자동차 바디샵 메카닉하고 결혼하게 되는데 트레브의 엄마가 너무나 독립적이고 똑똑하다 보니 의붓아버지는 남편으로서의 열등감으로 술중독자로 변한다. 그 결과로 폭행이란 무기로서 자신의 지위를 지키려고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매일같이 경험하는 가정폭력으로 삶을 산지옥으로 만든다. 


 결국은 트레브의 엄마와 의붓아버지는 이혼까지 하게 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한지붕 아래서 같이 살아간다. 반면 환경에서 받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매일같이 체험하면서 공포와 테러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고통을 체험하게 된다. 


 극심한 인종 차별주의에서 자유를 얻게되나 또 다른 아픔이 오고 끊임없이 가난과 싸우면서 의붓아버지의 폭행 속에서 언제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 그런 정신적 공포 속에서 매일 살아가야 하는 어린 아이의 심적 고통과 엄마에게 오는 폭행을 목격하면서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될 때 트레브는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립하게 된다.


 가족들의 신뢰와 애정이 없는 삶속에서 의붓아버지는 오랜 시간 계획해 온 살인행위를 실천하면서 결국은 모든 것이 비극으로 이르게 된다. 그런데 신비한 것은 의붓아버지가 아내를 죽이려고 4발의 총을 쏘았지만 이상하게도 2발만이 대상을 행해서 관통을 하고 2발은 그냥 땅에 발사를 포기한 듯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이 생기는데 무엇으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 


 의붓아버지가 엄마를 겨냥해서 총을 쏘아서 얼굴과 엉덩이를 관통하면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지만 병원을 갔을 때 엄마가 혼수상태에 있었고, 간호사는 돈을 먼저 지불하지 않으면 수술을 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해준다. 저자 트레브는 돈이 얼마가 들던 엄마를 살려달라고 애걸하면서 크레딧카드를 주지만 병원측은 그 비용이 너무나 엄청나서 트레브에게 평생 갚아야 할 병원비가 나올수도 있다고 다그쳐 묻는다. 이때 트레브는 깊은 생각에 잠기고 그래도 엄마를 살려야 한다고 결심한다.


 잠시 후 수술을 집도한 의사의 이야기가 자기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른다고 일러준다. 바로 엄마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다. 몸을 관통한 총알들이 모두 기적적으로 어느 혈관하나 파괴하지 않고 깨끗하게 지나가서 수술이 아주 간단했다면서 성공적이라 일러준다. 


 그 결과 입원비가 평생동안 벌어서 갚지 않아도 되게 됐다. 의식을 되찾은 엄마에게 트레브는 왜 의료보험을 들지 않았느냐고 묻게 되는데 그녀의 대답이 정말 장관이다. 엄마는 “나의 보험은 Jesus”라고 말해준다. 그러면 왜 Jesus가 엄마의 보험료를 지불하지 않았느냐고 물었을 때 엄마의 대답은 “ 예수님은 내 병원비를 지불할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주지 않았느냐!”라고 대답을 하면서 책은 끝을 맺는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에게 ‘Praising Born a Crime’이라고 말하면서 자기가 이 세상에서 가장 빚을 많이 진 사람은 바로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라면서 엄마에게 감사를 한다.


 정말 태어남이 죄라는 것을 알면서 저지른 한 여인의 그 용기가 이렇게 복된 결과를 가져올 줄이야! 엄마의 매는 사랑의 행위라고 아들에게 평생을 일러주던 엄마, 이런 아들을 둔 엄마는 정말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녀는 참으로 행복하다고… (2017, 0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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