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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 내면 보험료 납부 해방(?)”
Moonhyomin

 


-‘약속’인지 ‘예측’인지 꼭 확인해야-

 

 

고객분들과 생명보험에 관한 상담을 하다 보면 과거에 가입했던 보험을 들여다 보게 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런데 이 작업을 하면서 곧잘 발견하게 되는 공통 점이 하나 있다. 적잖은 수의 고객분들이 본인이 생명보험에 가입한 사실은 알고 있으나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히 듣는 얘기는 “(보험료를) 몇 년만 내면 더 이상 안 내도 된다더라”는 것이다. 일부 고객들은 “더 이상 안내도 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계속 내야 한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지난 97년 국내 생명보험업계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이 있었다. 국내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썬라이프가 가입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한 사건이 그것이다. 1980년부터 1995년 사이에 이 회사가 판매한 종신형 보험에 가입한 40만 명이 참가한 이 소송은 종국에 6천5백만 달러 상당의 합의로 막을 내렸다. 


당시 문제가 됐던 상품은 가입자들이 일정기간만 보험료를 내면 더 이상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평생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가입 한데서 문제가 시작됐다. 가입자들은 계약 내용에 따라 짧게는 7년에서 길어야 10년만 보험료를 내면 보험료를 더 이상 낼 필요가 없다는 판매인들의 말을 듣고 계약을 했다. 


그런데 90년대 들어 증시가 하락하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로 돌아서는 등 경기가 악화되면서 보험회사로부터 보험료를 더 오래 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소송에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은 보험 가입자들이 “정해진 기간만 내면 보험료를 더 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고 철썩 같이 믿었던 부분이 사실은 ‘약속’(guarantee)이 아니라 ‘예상’(projection) 이었다는 점이다. 


가입자들은 이 조항을 일종의 개런티로 믿고 가입서에 서명했다고 주장한 반면 보험회사측은 수익률을 비롯한 일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실현 가능한 것이지, 결코 보장되는 것은 아니었다는 입장이었다.


잠재 고객들과 생명보험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아직도 ‘예상’이 ‘약속’인 줄로만 알고 다달이 보험료를 내고 계시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가입할 당시 ‘몇 년간 얼마를 부으면 그 다음부턴 안 내도 된다”는 말만 듣고는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몇 년만 보험료를 납입하면 더 이상 내지 않아도 된다는 조항이 문서에 명시되어있는 보험계약을 필자는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서 생명보험을 고려하고 있거나 앞으로 가입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독자들에게 다음 사항만은 꼭 권하고 싶다.


여러 형태의 보험 가운데서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비싼 편에 속하는 종신형 보험은 근본적으로 자녀들에게 유산을 남겨주기를 원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재산에 대한 사후 세금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때, 그리고 사업자로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내가 사망하더라도 가족들이 경제적 타격을 입지 않고 사업에서 손을 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할 때 유효하다. 


무슨 이유에서든 종신보험에 가입할 분은 가입에 앞서 보험회사가 ‘약속’하는 부분은 무엇이고, ‘예상’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꼭 짚고 넘어갈 것을 권한다. 보험료 납부와 관련해 평생 내는 것이 부담스럽다거나, 정해진 기간만 내고 더 이상 보험료 걱정을 하고 싶지 않다면 보험료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조항을 넣어서 산출하고, 이 내용이 계약에 반영되었음을 확인해야 한다. 


회사들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회사들은 가입자가 희망하면 이 같은 내용을 문서화하고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을 갖고 있다. 한 달에 얼마를 넣으면 몇 년 뒤에는 자금이 얼마가 적립돼 더 이상 돈을 안 내도 평생 보험이 유지된다는 판매인의 말에만 현혹되지 말고, 이를 문서로 보여달라고 할 필요가 있다.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 상환 기간 동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에 든다거나, 어린 자녀들이 독립할 때까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보험을 가입하고 싶다면 굳이 매달 몇 백 달러씩 부담해야 하는 종신형 보험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 이 때는 보험료가 훨씬 저렴한 단기성(term) 보험이 더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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