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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마리화나도 취급?
Moonhyomin

 


새 온주정부 판매망 민영화 방침

 

 

앞으로 편의점에서 맥주나 와인뿐 아니라 마리화나까지 팔 수 있게 된다면? 


더그 포드가 온타리오 자유당 정부의 15년 집권에 종지부를 찍고 보수당 정권을 출범시킨 지 한달여가 지나면서 이같은 질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포드 정권은 지난 6월 총선에 앞선 유세기간 동안 발표했던 주요 공약들 가운데 몇 가지는 이미 구체적으로 실현을 했거나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발표한 상태이다. 편의점업에 종사하는 교민분들에게 포드 정권의 출범은 코너 스토어에서의 맥주 및 와인 판매 허용을 뜻하는 것이어서 이와 관련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포드는 편의점에서의 주류 판매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마리화나 판매도 민영화할 뜻을 최근 시사했다. 마리화나의 합법화는 저스틴 트뤼도를 필두로 한 연방 자유당 정부가 지난 2015년 집권 당시 발표한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지난 달 의회 승인절차를 모두 마치고 오는 10월 17일 발효를 앞두고 있다. 


온타리오의 전임 자유당 정부는 마리화나의 유통과 소비가 합법화 되면 주류 판매를 독점하고 있는 LCBO 판매망과 정부에서 직영하는 몇몇 전문점을 통해서만 마리화나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었다. 이같은 계획은 자유당이 지난 6월 주총선에서 소수 정당으로 전락하면서 사실상 백지화됐다. 


신임 포드 정권은 마리화나의 도매 공급은 정부가 관장한다는 전임 정부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되 소비자가 실제로 마리화나를 구입하는 소매 단계에서는 맥주나 와인처럼 민영화 방침을 도입해 개인 업자들이 자격만 갖추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론상으로는 편의점에서도 업주가 원하면 마리화나를 팔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포드 정권의 이 같은 정책 방침이 LCBO 노조를 비롯한 공공분야의 반발을 야기하는 것은 강 건너 불보듯 뻔한 일이다. LCBO노조는 마리화나를 개인이 – 그것도 편의점 같은 곳에서 – 취급하게 되면 청소년들이 손쉽게 마리화나를 구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판매망을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LCBO의 이 같은 논리는 일견 그럴싸 해보여 일부 여론의 지지도 받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맹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몇년전 온타리오 편의점협회(OCA)라는 편의점 이익단체가 코너스토어에서의 맥주 및 와인 판매허용을 위한 로비 차원에서 암행 프로젝트를 시행한 일이 있다. 술이나 담배를 살 수 없는 10대 청소년들을 손님으로 가장시켜 편의점에는 담배를 사도록 들여 보내고, LCBO에는 술을 사도록 들여보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편의점에서는 담배를 판 사례가 없었지만 LCBO에서는 술을 판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만 19세가 되지 않아 합법적으로 술을 살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년 행세를 해서 LCBO에서 술을 샀다는 에피소드는 예전부터 수도 없이 전해져 내려온다. 담배 또한 술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나이를 속이고 샀다는 얘기가 없지 않다. 그런데 LCBO와 편의점 사이에는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편의점주가 고의든 아니든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팔다가 적발이 되면 최소한 벌금형에서 최악의 경우 가게 문을 닫는 상황까지도 감수해야 하지만 LCBO 직원이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았다고 해고 당했다는 얘기는 이제껏 들은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


편의점주들은 지금도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팔았다가 가게 문을 닫게 될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술이나 마리화나를 팔게 되는 경우에도 편의점주들은 담배를 팔 떄와 똑같은 경계심을 갖고 젊은 층 손님들을 대할 것이다. 경계를 늦추었다가 만에 하나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팔면 생업의 터전이 그대로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그 포드 정권이 정말로 마리화나 판매 민영화를 도입할 지, 그리고 설령 도입한다 해도 편의점에서까지 판매가 가능할 지, 그리고 그리 된다고 해도 교민분들 가운데 마리화나를 취급할 분이 얼마나 될 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지난한 세월과 수많은 로비 끝에 코너스토어에서의 맥주 및 와인 판매 실현을 앞두고 있는 것처럼 마리화나도 어느날 갑자기 코너스토어에서의 취급 허용 품목에 허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그런 날이 온다면 편의점업에 종사하는 교민분들은 마리화나에 대한 반대여론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대형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에 기반한 것임을 인지하고 판매 여부를 결정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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