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36 전체: 200,677 )
TV에서 가입 권유하는 생명보험-신체검사 없지만 보험료 비싸
Moonhyomin

 

건강하다면 일반 보험 가입이 바람직

 

 

TV를 보고 있노라면 생명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광고를 심심찮게 접하게 된다. 대개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을 담고 있는 이들 광고는 건강상태에 관계 없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언젠가는 치러야 할 장례 때문에 가족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주지 말고 지금 당장 가입하라는 권유도 잊지 않는다. 어린 손자들 앞으로 얼마간의 유산을 남겨주길 원한다면 이보다 더 적합한 방법도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곰곰이 뜯어보면 하나같이 맞는 말들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이 세상을 하직하면 결국엔 뒤에 남는 가족들이 장례비를 부담하게 될 터이니 이를 덜어주려면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자녀나 손주들 앞으로 다만 얼마라도 남겨주어서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이를 마다할 부모 또한 많지 않다. 여기에 덧붙여 까다로운 신체검사를 할 필요도 없다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그런데 좋은 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게 마련. TV 광고에 나오는 생명보험도 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TV광고 생명보험들의 가장 큰 단점은 일반 보험회사의 그것보다 보험단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가입 가능한 최대금액도 미리 정해져 있는데 대부분 25만 달러가 상한선이다. 다만 최근에는 이 금액을 50만 달러까지로 올린 회사도 있다. 


TV 광고에 나오는 보험은 가입 이후 보험료가 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망할 때까지 평생 내야 한다. 가령 20년만 내면 보험료를 더 이상 안내도 혜택이 평생 보장되는 옵션은 없다. 또한 중도 해지할 경우에 이제까지 불입한 원금 가운데 다만 얼마라도 돌려받는 옵션이라든가, 원금을 담보로 보험회사로부터 대출을 받는다든가 하는 옵션도 없다. 가입한 뒤 무슨 이유에서든 보험료를 체납하면 보험이 해지되면서 그때까지 부은 원금은 한푼도 돌려받을 수 없다. 


보험료가 일반 생명보험에 비해 상당히 비싼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65세 비흡연 남성이 TV 광고에 나오는 보험에 가입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는 –회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나 – 대개 $1,000 당 $58 선이다. 5만 달러짜리 보험에 가입한다고 하면 월 $262 정도를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남성이 똑같은 보험상품을 일반 생명보험회사에서 가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월 $169 정도다. 어느 상품에 가입하느냐에 따라서 똑같은 계약 내용인데도 매달 $100 정도 비용의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TV를 통해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회사들도 알고 보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익숙한 이름을 가진 보험회사들이다. 이들 회사는 TV에서 광고하는 보험상품 말고 여러 종류의 보험상품을 취급한다. TV에서 광고하는 상품이 아닌, 내용도 더 알차고 가격도 저렴한 다른 보험도 가입자의 조건이 맞으면 보험전문인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체검사 없이 보험 가입이 가능한 상품에 초점을 맞춰 TV라는 매체를 통해 광고를 하다 보니 이 상품만 취급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바꿔서 말하면 TV에서 접하는 생명보험은 여러 가지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신체검사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 없는, 특정그룹의 보험가입 희망자들을 타깃으로 한다는 얘기다. 신체검사를 거쳐서 보험가입이 되는 사람들은 굳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보험료를 내면서 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신체검사라는 관문을 면제해주는 대신 보험료를 그만큼 높게 책정해서 받는 것이다.


 TV 광고를 통해 가입하는 생명보험은 신체검사를 포함한 일반적인 경로로 보험 가입이 안 되고, 그래도 보험은 이런 저런 이유로 꼭 들어야 할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보험 가입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아무 생각 없이 TV 화면에 나온 전화번호를 돌릴 것이 아니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입이 가능한지 먼저 확인할 일이다.


크레딧카드 생명보험


크레딧 카드 명세서를 받아보면 한 달에 $5-$10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25만 달러 상당의 생명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전단이 끼어있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미 가입이 허용되었으니 동봉한 서류에 서명만 해서 보내면 된다는 내용이 곁들여져 있기도 하다. 


이런 류의 보험은 깨알 같은 글씨를 읽어보면 사고사(accidental death)인 경우에만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예를 들면 교통사고를 당한다거나, 길을 가다가 추락하는 물건에 맞았다거나, 실족을 한다거나,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했을 경우에만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얘기다. 병에 걸려 사망하거나 자연사를 하는 경우에는 돈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제 3세계 후진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사고사로 사망하는 사람은 연간 1천명에 한두 명 있다는 통계도 있다. 크레딧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보험이 싸다고 덜컥 가입하기 보다는 내용을 먼저 꼼꼼히 체크해야 하는 이유이다.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