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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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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여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손녀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자전거 산책을 즐기던 모습 

 

 

 바퀴는 문자(文字)와 함께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으로 꼽힌다. 바퀴는 마차, 자동차, 기차 등을 만드는 데 가장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두 발 자전거의 기원도 바퀴에서부터 시작된다. 18세기 중엽 영국 산업혁명기에 수많은 발명품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자전거도 이때 발명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처음엔 1791년 프랑스의 어느 귀족이 두 개의 바퀴가 달린 목마(木馬)를 타고 파리에 나타났다. 목마는 나무바퀴를 목재로 연결하고 그 위에 올라타서 발로 땅을 번갈아 밀어 앞으로 나가도록 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 신기한 광경에 놀라워했다. 이것이 역사상 가장 먼저 등장한 자전거라는 것이 사가들의 기록이다.


0…내가 어렸을 적 시골에서는 자전거가 귀했다. 우체부가 타고 다니는 빨간 자전거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어렵사리 헌 자전거가 생겨 외갓집 심부름을 갈 때 형이 탄 자전거 뒷자리에 앉아 털털거리며 가을길을 달리던 기억이 아련하다. 그때 들판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와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 하늘을 맴돌던 빨간 고추잠자리는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포항에서 군생활을 할 때는 자전거를 타고 부대로 출퇴근을 했는데, 저녁에 술에 취하면 자전거를 어디에다 두고 왔는지 몰라 다음날 허둥대던 기억이 씁쓸히 남아 있다.   


 요즘 본보 필자인 손영호 선생이 아내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고국을 누빈 여행기를 흥미있게 읽고 있다. 신문에 영화 및 음악, 중국기행 칼럼 등을 연재하고 있는 손 선생은 ‘캐나다 한인 부부 자전거 여행 1000km’라는 부제가 달린 인문기행 <강물 따라 역사는 흐르고>를 출간했는데 그 내용이 보통 수준이 아니다.


 손 선생은 지난해 9~10월 부인(이양배)과 함께 한국의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제주도 등 전국 각지의 자전거길을 달리며 고국의 삶터에 살아 숨쉬는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책에는 현장감이 물씬 풍기는 300여 장의 컬러사진과 함께 향토의 고유한 특성은 물론, 시대적 배경과 그 고장에서 태어난 주요 인물 서술, 귀에 익숙한 가요 탄생 배경 등, 강물 흐르듯 써내려간 글이 아주 매끄럽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인문학과 지리, 역사를 담은, 무척 정성들여 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한국의 여러 도시에 자전거도로가 의외로 잘 정비돼있다는 느낌을 받고 놀랐으며, 나도 언젠가 한번 자전거를 타고 그 길들을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0…자전거는 이처럼 누구에게나 한번쯤 감미로운 추억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환영을 받아야 할 자전거가 지금 토론토에서는 애물단지가 돼버렸다. 주요 도로마다 잇달아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들다보니 운전자와 인근 상인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년여 전부터 블루어 한인타운에 자전거 도로가 생기면서 한인업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가뜩이나 비좁고 혼잡한 구시가지의 도로 절반을 온전히 자전거 도로로 만들다보니 차량통행에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지나가는 차량에 자전거가 충돌할 위험성도 높다. 실제로 자전거 사고는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나도 블루어 쪽으로 갈 일이 생기면 걱정이 앞선다. 특히 햇볕이 강렬할 때는 신호등 식별도 잘 안되는데 갑자기 자전거가 불쑥 나타나면 아찔한 상황이 벌어진다.    


 주변 상인들은 장사가 안돼 죽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한다. 토론토시에서는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어나면 사람들 통행도 증가할 것이라고 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기만 했지 매출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불만을 털어놓는다. 경찰은 자전거도로에 차를 주차할 경우 최고 150불까지 벌금도 물린다. 이러니 시민들 불만이 가중될 수밖에. 그럼에도 현 토론토시장은 자전거 인프라를 위한 투자가 계속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고집한다. 


 이런 상황에서 토론토시는 노스욕 한복판에도 자전거도로 설치를 추진중이다. 즉, 현행 6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줄이고 편도 1차선을 각각 자전거도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혼잡한 현 도로는 그 심각도가 불을 보듯 뻔하다. 


0…영~핀치와 영~셰퍼드 구간은 토론토에서 가장 혼잡한 도로 가운데 하나다. 최근들어 신축 콘도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교통혼잡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차선을 오히려 줄이면 교통체증이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노상주차 공간이 없어지면 소상인들에게는 치명타가 될 것이다.


 더욱이 토론토시는 이런 일을 하면서 공청회도 제대로 안열었다. 이때문에 지역 상인들은 이런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 노스욕 한인번영회는 이곳에 자전거 도로를 검토중이라는 기사만 보았지 이만큼 진행이 돼 환경조사에 들어간 지는 모르고 있었다며, 안 그래도 복잡한 길이 4차선으로 줄어들면 혼잡은 더욱 극심해질 것이고, 노상주차 공간이 없어지면 한인 비즈니스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이에 노스욕 자전거도로 설치를 반대하는 청원과 집회가 잇달아 열리고 있으나, 대세는 못 막을 것 같다. 환경친화적이고 건강에도 좋은 자전거가 시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려면 모든 정황을 잘 살피고 헤아려서 추진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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