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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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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사랑한다
jonghokim

 

 

 사람에겐 누구에게나 아끼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들은 모두 계절을 배경으로 사계절에 속해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계절을 생각할 때면 그 생각 뒷면엔 반드시 아끼고 싶은 일들이 기억으로 도사리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골고루 다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며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그 각 계절의 독특한 맛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인간생활에 새로운 경이와 환희를 안겨주며 또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여름, 굵은 땀방울로 연일 옷을 적셔도 힘이 넘치고 희망이 절정에 다다르는 계절, 나는 여름을 사랑한다.


 나는 여름냄새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누구나 몸과 마음을 가장 많이 자연에 내맡기는 건 여름철이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사람들은 무더위에 불쾌지수가 높아간다고 하지만 나는 그래도 여름은 정열적인 계절이여서 좋다. 푸르다 못해 검게 느껴지는 저 숲속의 녹음, 가로수의 찌는 듯한 햇볕속에서 찬란히 빛나는 그 녹음의 생기, 그것은 바로 청춘의 정열이고 청춘의 꿈과 이상이며 성장의 상징이다. 여름은 낭만의 계절, 환상의 계절, 사랑이 무르익어가는 계절이다. 그래서 나는 여름을 더욱 좋아한다.


 그날도 아침부터 떠들어 대는 새들 소리에 나의 시선은 뒷뜰을 향했다. 익어가는 포도송이를 두고 새들과 다람쥐가 서로 차지할려고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무리지어 날라온 새들이 공격하면 작은 다람쥐가 도망가고, 또 조용해지면 다람쥐가 포도 넝쿨을 장악한다. 이 장면은 우리 인간 세상에서 말하는 먹을 것을 두고 벌이는 일종의 전쟁이다.


 수년 전에 3 그루의 포도나무를 뒷뜰에 심었는데 금년에도 풍년이 되어 작은 알맹이의 포도송이가 풍성하게 달려있다. 우리집 뒷뜰에는 2 마리의 귀여운 토끼들이 살고 있는데 채소를 망가뜨린다든지 우리에게 전혀 해꼬지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볼거리를 제공해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금년에 처음으로 나타난 다람쥐가 행패를 부리는 것이다. 주인은 포도주를 담글려고 포도송이가 완전히 익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주인보다 먼저 이것들이 맛을 본 것이다. 괘심 하지만 작은 새들과 다람쥐와 싸울 수도 없는 일이고 조금 양보하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포도를 빼았기는 이런 일은 금년이 처음이다. 내 차지의 몫이 돌아오면 포도주를 담을 생각이다.


 땅처럼 정직한 것도 드물다. 땅은 가꾸고 심은 대로 그 소산을 낸다. 텃밭에 씨를 뿌리고 땅에 떨어진 씨앗에서 싹이 나고 무성히 자라 꽃이 피고 열매 맺고 또 심고 자라는 것을 보면서 자연의 기적과 섭리를 보며 산다. 금년에는 마늘도 수확이 좋았지만 고추, 방울토마도와 오이도 주렁주렁 많이 달렸다. 호박은 Mr 마가 모종을 가져다 준 것인데 호박넝쿨은 길게 뻗어 둥근 호박이 달리고 있다.


 신기하게도 금년에는 텃밭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커다란 가지가 하나 달렸다. 그것도 처음보는 크기의 가지였다. 부추는 한 번 심어놓고 적당한 크기로 자랐을 때마다 베어내고 그 위에 퇴비를 한 줌 뿌려주면 금방 다시 자라난다. 어설픈 농사꾼 흉내지만 마음 뿌듯하다.


 아무리 좋은 땅도 계속 가꾸고 돌보지 않으면 황폐화 되고 잡초가 우거져 가시덤불 밭으로 변하고 만다. 아내는 아침 저녁으로 틈나는 대로 텃밭에 들려 잔손질을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텃밭농사를(?) 시작한 지 10여 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초보수준이다. 


여러 가지 농작물이 서로 어울려 사는 법과 뿌린 만큼 거두고, 땀 흘린 만큼 되돌려 주는 자연으로부터 삶의 지혜를 익혀간다. 직접 키우는 재미와 함께 안전한 농작물도 얻을 수 있어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질 수 있는 취미생활이 되고 있다. 삶의 존재와 건강의 관계는 행복이라는 생존 가치임을 새삼 느껴 봄직하다.


 집뒤 뜰에는 무궁화, 코스모스, 장미, 수국,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이 꽃사태를 이루어 이 더운 여름날에도 꽃잔치를 벌이고 있다. 마치 이어 달리기하듯 다른 꽃들이 연달아 피고 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꽃들의 향연과 더불어 텃밭 농사도 풍성하다. 여기에 내가 말하는 텃밭은 집뒤에 있는 손바닥 만한 작은 땅인데 글을 쓸때면 너무 과장되게 표현되어 부끄럽기도 하고 절로 웃음이 나온다.


 나에게 여름은, 뜨거운 햇살의 반가움을 넘어서서 기대와 분주함이 만들어가는 어떤, 살아간다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활력의 계절이다.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듯,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은 선물이다. 태양이 떠오르고 우리의 삶을 비추어 주며, 아름다운 자연이 나의 시선을 초대할 때 주저하지 않고 달려가 응답하리라. (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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