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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www.budongsancana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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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친구
jonghokim

 

 

 

 

 아름다운 옷을 입은 6월이다. 산은 온통 신록이고 들에는 꽃이 피어 있다. 긴 겨울이 지나고 골프시즌이 돌아왔다. 사람들은 대부분 본인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 나는 골프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골프는 오랜 경험과 많은 연습이 필요하고 정신집중과 마음의 평화를 요구하는 운동이다. 나의 경험으로 말한다면 우선 골프 클럽이 비싸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본인의 체격과 스윙에 맞는 클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깃대 꽂힌 푸른 잔디 그린을 향해 힘을 주어 공을 쳤지만 결국 물에 빠지거나 숲속에 숨어버리며, 구멍을 향하여 공을 조심스럽게 굴렸지만 구멍을 살짝 비켜서 공은 엉뚱한 데로 굴러간다.

 


 특히 내기 게임으로 술 한잔을 겸한 저녁식사나 돈을 걸면 돈이라야 25전 짜리 동전이지만 공이 원하는 곳에 가지 않고 원치 않는 엉뚱한 곳에 떨어지고 퍼팅(Putting)이 정확하게 되지 않는다. 사람의 욕심 때문에 더욱 마음대로 안 되니 그린 위에서는 환호소리와 탄식소리가 연발한다.

 


 골프를 치다 보면 골프가 인생사와 유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만큼 골프 경기성적의 굴곡이 심하기 때문이다. 골프는 다정한 친구와 같이 잘 다듬어진 잔디 위를 거닐며 찬란한 태양 아래서 향긋한 풀내음과 깨끗한 공기를 가슴에 담고 공을 파란 하늘에 날리며 우리들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운동이다. 특히 아내와 함께 라운딩을 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나는 Stouffville에 있는 로링 힐 골프장(Rolling Hills Golf Club)에서 여러 해 동안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고 있다. 이곳에는 세 개의 코스 챔피온, 찰렌지, 클라식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클라식이 조금 쉬운 코스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모르는 소리, 그린의 모양을 한번 보면 그렇게 쉬운 코스가 아니라는 것을 곧 알게 된다. 그러나 꽃피는 봄날 이곳에서 한번 라운딩을 해보면 이 코스가 얼마나 좋고 아름다운지 알게 된다.

 


 클라식 코스는 4010 야드의 짧은 코스이지만 물론 전체적으로 오비(OB)는 없고 평평해 보이지만 숲으로 들어가면 오비 이상의 가혹한 벌타가 주어지는가 하면 그린의 굴곡이 심하고 까다로워 정확하게 퍼팅을 할 수 없어 고생을 한다. 프로에 가까운 실력을 가지고 있는 나의 골프 친구 김진기 선생은 이곳 그린에서 퍼팅 연습을 졸업해야 다른 코스에서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만큼 그린이 어렵다는 뜻이다.

 

 

 


 골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 의하면 클라식 코스 골프장을 만들기 오래 전에 이곳은 사과 과수원이었다고 한다. 홀마다 양쪽으로 사과나무, 배나무, 야생능금나무(Crabapple), 산사나무, 라일락, 아카시아 등 야생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다. 지금 이곳에는 꽃잔치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상상해보시라! 가냘프고 솜털이 나 있는 꽃잎과 함께 흰색갈로 피어 엷은 핑크색을 띠기도 하며 맑고 깨끗한 자연의 정기가 가득 담겨진 사과꽃, 청초하고 순결함의 상징인 하얀 배꽃 향기, 꽃에서 나는 향기가 은은하고 좋아 젊은 날의 추억과 첫사랑의 감동을 연상케 하는 라일락, 뭉게구름 같이 희게 핀 산사나무, 야생능금 등등 이름을 알 수 없는 야생화들이 뿜어내는 향기를!

 


 티샷을 하기 위해 네 번째 홀부터 매 홀마다 티업 박스에 올라서면 동쪽에서 불어오는 맑은 미풍에 묻어오는 향긋하고 혼합된 야생꽃들의 향기로 골프를 잘 칠 생각은 없어지고 잊을 수 없는 옛날 추억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초여름에는 클라식 코스의 주변에는 야생화를 포함해서 수백 그루의 꽃나무들의 꽃이 일제히 피어올라 전 들판이 아니 온 천지가 하얗게 뒤덮인다. 행여 한줄기 바람이라도 불면 페어웨이(Fairway)에는 하얀 눈꽃이 눈송이처럼, 꽃송이처럼 부드럽고 감미롭게 내린다.

 


 그 눈꽃은 그린을 순백으로 물들이고, 사람 머리 위에도, 골프백 위에도 살포시 내려앉으며 사람들을 부른다.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한 향긋한 꽃내음이 바람을 타고 코끝에 스민다. 특히 다른 꽃과는 달리 옛날 어린 시절에 내 후각 속에 배어 있던 아카시아 꽃향기는 그 짙은 만큼이나 두고 온 고향의 추억과 향수를 자아낸다. 그래서일까, 이쯤 되면 진한 꽃향기에 취해 골프 스코어는 적을 필요도 없고 관심도 없어진다. 우리가 원하는 천국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하고 착각하게 된다.

 


 초여름을 알리는 꽃잔치가 끝날 무렵에는 그 연한 색깔의 꽃무덤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내가 고소한 내음으로 변한다. 티끌 하나 없이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켜고 돌아가는 길, 동서양을 막론하고 골퍼들은 골프장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날씨에 상관없이 골프장을 찾는다는 뜻일 게다. 이렇게 골프는 경쟁이 아니라 자신과의 그리고 좋은 친구들과 즐기는 게임이다.

 

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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