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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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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body’s Birthday
jakim

 

 카카오 스토리에 새로운 알림이 있다고 파란불이 반짝거린다. 우리 펑여사, 아폴로와 함께 며칠 만에 산책을 나갔다 돌아오자 아직 해가 한 시간은 더 있을 것 같아 Trimmer 를 가지고 담장 울타리의 나뭇가지들을 치기 시작했다. 오늘 덥지 않을 때 반 정도 해놓으면 이번 주 안에는 산뜻한 담장이 될 것이고, 그 다음 주에 태어날 손주가 오더라도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둠이 깔려 장비를 모두 집어넣고 전화를 보니 ‘Today is Somebody’s birthday’ 란다. “해피버스데이” 하고 문자를 보냈고,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빌려온 책을 좀 읽다가 맥주를 한 병 가지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아 그 Somebody도 맥주를 무척 좋아하지.


 캐나다에 오기 바로 전에, 작년에 돌아가신 둘째 누나네 집에 2년간 살다왔다. 누나는 부산 거제리에서 양장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부산에 내려가니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말들을 하는지 통 알 수가 없었는데 귀가 조금 트일 때쯤 누나가 새벽에 자갈치 시장에 좀 나가잖다.


 친구들과 술 마시러 한두 번 가본적은 있지만 새벽에 가는 건 처음이었다. 그런데 가보니 그 이른 새벽에 자갈치 시장은 완전 활기를 띄고 있었다. 펄떡펄떡 생선들은 뛰고 있고, 경매를 하는지 여기저기서 소리들을 지르고, 내가 한참 코골고 잘 그 시간에 세상은 열심히 돌아가고 있었다. 그날 무엇을 사다 먹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맛있게 먹었을 거다. 그때만 해도 뭐든지 맛있었지.


 이민을 오고 나니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살기가 힘들었다. 공장에 나가 수시로 오버타임을 하던지, 가게 하는 사람들은 헬퍼도 없이 하루종일 일년 열두달을 일해야 살 수 있었다. 우리 누나들이 그렇게 살았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왔다. 그리고 한참 지나 좀 안정이 되었지만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 중에 그 Somebody 가 있다.


 지난주 목요일 오랜만에 미시사가 레익뷰에서 12명이 골프를 쳤다. 우리가 첫 조로 나가서 치는 중에 같이 치던 M식당 L사장님께 “이제보니 Somebody 가 안보이네요?” 했더니 “요즈음 바빠서 못 나오나봐요, 야구 심판도 봐야되고, 청소도 하러나가고, 또 뭐 약배달도 한다나요.” 


 나는 그를 충청향우회의 임원으로 처음 만났고, 그가 야구협회 회장을 하면서 내가 자문위원으로 같이 일을 했었다. 이제 만난지 한 16년 정도가 되는데 내가 그를, 아니 그 부부를 감히 평가하자면 참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을 처음 만났을 때는 Fish & Chip 가게를 하고 있다가 장사에 흥미를 잃었는지 정리하고 좀 쉬다가 무슨 골프장에서 일을 하기도 했었고, 컨비니언스도 잠시 운영을 했었는데, 장사에서는 별 재미를 못 보았다. 그러다가 어느 때부터 약국에서 약을 배달한단다. 그러다가 어느 날 단체 카톡에서 “축하합니다, Somebody께서 야구심판 자격증을 수료했습니다.”라는 문자가 떴다. 한국에서 처음 프로야구가 태동될 때 MBC 청룡의 주전선수였다니 야구에 열정이 있겠지만 50대 중반이 넘은 시점에 모든 과정을 수료하고 심판자격증을 딴다는 건 웬만한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부인되시는 Y여사도 몇 년 전에 피부미용사 자격증을 따겠다고 열심히 노력하여 지금 어디선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올 봄에 그에게서 카톡문자가 왔다. 청소회사를 차렸으니 이용해 달란다. 그것도 열심히 과정을 수료해서 자격증을 취득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또 한 가지 그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떳떳하게 무슨 일을 한다고 밝히고 한다. 약배달을 한다고, 청소를 한다고, 창피하거나 그런 것이 아닌 자기가 하는 일이 당당한 직업임을, 자기들이 살아가는 방식이 떳떳함을 분명하게 내세우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곳에서 할일이 없다고들 한다. 먹고 살만한 일이 만만치는 않지만 할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언어가 딸리고 문화가 다른 이민생활에서 근사하고 멋있는 직업을 찾기란 물론 어렵다. 하지만 찾아보면 주위에 할일은 많이 있다. 


 “찾으라 그러면 구할것이요…” 그러나 많은 이들은 찾아보지도 않고 불평들만 한다. Somebody는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의 생일을 맞이해서 삼행시로 선물을 대신하련다.

 


 유명한 프로 선수도 되어봤고,
 성공한 삶이라 하긴 그렇지만,
 용케도 척박한 이민생활 열심히도 살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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