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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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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먼디 파크(Mundy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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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먼디 파크(Mundy Park)

 

 

 

 


기억 속의 그 곳엔,
포근한 눈이 넉넉하게 쌓여도 한나절이면 녹았다.
그래서 눈이 오면 잽싸게 눈사람을 만들었다.
키 큰 눈사람을 만들어도 저녁이면 다 녹아버렸다.
어린 아들은 눈사람이 말없이 떠나버렸다고 소리내어 울었다.
땅바닥에 달랑 남아 있는 당근을 보여주며
코를 두고 간 눈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했다. 


 
기억 속의 원시림,
먼디 파크엔 호수가 두 개 있었다.
로스트 레이크와 먼디 레이크.

 

로스트 레이크엔 갓 태어난 거북이들이 바둥바둥 헤엄치고 있었다.
귀를 먹게 할 정도로 조용했던 숲,
그런 절대무성(絶對無聲)의 세계가 참을 수 없어 호수에 돌을 던지면 
‘퐁’하는 소리조차 완벽한 정적 속에 묻혀버렸다.
무리지어 놀던 어린 거북이들만 괜스레 흩어놓았다.


 
빽빽한 수림(樹林)을 뚫고 화살처럼 쏱아지는 햇살 사이로 
자전거 페달을 힘겹게 밟으며 달리다 보면 먼디 레이크가 나타났다.
태고의 호수였다.
빈틈없이 솟아 있는 침엽수림이 수면을 중심으로 완벽한 대칭을 이루었다.
호숫가에서 소리를 지르면 농도 짙은 숲이 메아리를 먹어버렸다.


 
안개비가 스며드는 어둑어둑한 해거름엔 
고목나무 꼭대기에 눈이 큰 부엉이가 침울하게 앉아있었다.
하나 둘씩 주워 모은 도토리를 떨어뜨리면 청솔모가 잽싸게 물고 달아났다.
나는 도토리를 빼앗기고 우는 아이를 달래야만 했다. 


 
곰이 나온다는 그 숲에서 곰을 만나지는 못했다.
다만 보너스로 사슴이 마을 어귀에 나타났을 뿐이었다.

 

떠나온 그 곳이 그리워지는 것은
지나간 것은 모두 아름답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201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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