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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j
(국제펜클럽회원, 문협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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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에 대하여
hongsj

  

 ‘낭만에 대하여’ (노래: 최백호)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 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이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밤늦은 항구에서 그야말로 연락선 선창가에서
돌아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 보렴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가버린 세월이 서글퍼지는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 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 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이 다시 못 올 곳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누나, 이 노래 좀 들어 봐” 


한국의 고향에서 동생이 보내온 카톡 문자와 동영상이다. 세계 어디에 있어도 카톡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캐나다에 살고 있어도 한국에서 사는 것 같다. 


 한국의 국민가수 최백호는 나와 동갑이다. 1950년생, 나는 최백호 팬이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1995년도에 이 노래를 불렀을 때, 최백호나 나는 45세였다. 그 나이에 그는 이 노래를 불렀다. 그 당시 40대인 나에게 이 노래가 가슴 깊이 스며들었을까? 시기상조였다. 나도 그때 이 노래를 들은 기억은 있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한국에서 이제 이 노래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특히 꽃 중년들의 애창곡이 되어가고 있단다. 삶의 허무와 지나간 시간에 대한 미련을 담아,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시절에 대해 추억해 보라고 속삭이고 있다. 다시 못 올 것이 첫 사랑과 청춘뿐이겠는가, 


요즈음에 와서 ‘낭만에 대하여’ 이 노래가 왜 다시 나를 끌까? 샹송 스타일의 탱고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조용필이 불렀다면 어떤 느낌일까? 또 다른 느낌이겠지, 다른 가수들이 부르는 이 노래를 유튜브에서 들으니 나름대로 좋았지만, 뼛속에서 우러나오는 전율의 허스키 음색이 아니어서 최백호의 맛은 아니었다. 


호소력 깊은 목소리로 최백호는 오직 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독특한 창법에 탱고로 부르니, 이 노래가 내 발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이태리의 파바로티나 조수미, 신영옥 등은 신이 내린 소리, 영혼의 소리라 하지만, 눈물이 어려 있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목소리로, 세월을 노래하는 가객의 이 소리는 최백호에게 서만 들을 수 있다. 


 ‘낭만에 대하여’는 한국 가요계에 불후의 명곡이 되었다. 최백호가 작사, 작곡 하여 자기가 불렀기에 그의 체취가 흠뻑 담겼고, 그의 나이 거의 70, 불렀던 노래가 20여 년이 지나 다시 떴다는 것은 최백호 자신과 70-80 대들이 뒤돌아 볼 때, 이 시점에서 잘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한국도 이제는 경제적으로나 모든 면에서 부강한 나라가 되었고, 문화 예술 방면으로도 수준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 참 좋아졌다. 중년이 되어 이 노래를 듣고 읊어보니 남자는 아니지만 가슴에 확 안긴다. 내 스타일이다. 시적 가사며 낭만이 좋아서 요즈음 내내 이 노래를 가지고 살았다. 


 최백호의 얼굴을 유튜브에서 보니, 각고의 세월이 흘렀지만 약간은 수줍은 듯 초로의 얼굴에 그 목소리가 남아 있어 천만 다행이고, 목소리는 젊었을 때보다 훨씬 성숙된 목소리여서 더 다행이고 감사하다. 가수들이야 다 그렇겠지만, 생방송 무대에서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최백호! 


 가수들은 자기의 새 노래가 나왔을 때, 완전히 몸 세포 하나하나에 다 저장이 되도록, 연습을 천 번도 더 한다고 한다. 색소폰 연주도 한 곡을 잘 불기까지는 천 번도 더 연습한다는데, 나는 뭐 하고 있는가? 왠지 한곳이 비어 있는 내 가슴은 외롭고, 우리는 늙어가고 있다.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 보렴, 
 돌아 올 사람은 없을지라도 연락선 선창가에서 
 슬픈 뱃고동 소릴 들어 보렴. 
 아! 낭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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