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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런 전직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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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일성이 자신에 대한 죄는 인정하는데 정치보복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구속 내내 함구로 일관하던 그의 모처럼 발언에 법정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기대를 또 한번 실망시키고 말았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지길 바란다.”며 "이 사건의 역사적 멍에와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다. 모든 책임은 제게 묻고 저로 인해 법정에 선 공직자와 기업인에게는 관용이 있길 바란다."며, 형량이 20년형이든 30년형이든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도대체 정치보복을 당했다면서 멍에와 책임을 진다는 것은 무슨 궤변이란 말인가. 엄숙하기 이를데 없는 법정 안에 하나의 죄인이 이런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그의 정치적 입지가 건재하다는 엄포로 들린다. 


 13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연설을 음미해보자.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이라고 했다. 그런 대통령이 오늘에 와서는 자기행위는 침묵하고 이미 타계한 전직 대통령을 걸고 적반하장을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자기만의 ’로맨스‘란 말인가?


 박근혜 정부 4년을 돌아보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국가정보원 댓글사건을 비롯하여 이듬해는 세월호 참사, 통합진보당 파멸, 참신한 국무위원 부재, 역사교과서 파동 등, 박 전 대통령의 실정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맞물려 헌정사상 유례없는 초유의 파면 사태를 맞았다. 


 그로 인해 134명 국회의원에 의해 탄핵소추까지 당하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고, 박영수 특검팀이 신설되어 90일 동안 취재한 결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비자금 비리, 김기춘.조윤선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건들이 유출되어 청와대 가신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대통령의 비행은 이것만이 아니다. 청와대를 압수 수색한다, 대통령을 대면 조사한다, 그때마다 청와대는 피소추인(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전면에 나서면 검찰과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순간마다 차일피일  위기를 넘기곤 했다. 


 나라의 기강을 이렇게 흐려놓고도 박 전 대통령은 사죄 한마디가 없었다. 온 국민은 대통령의 실정에 대해 솔직한 사죄하기를 학수고대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그마저 외면하고 대화를 단절하고 말았다. 결국 이 소통 부족은 지난해 3월 10일 현재 8명 전원 평의회 의견일치로 대통령을 탄핵시킴으로써 촛불의 위대함과 함께 사필귀정이 된 것이다.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집에 와서도 여타부타 말 한마디가 없었다. 오히려 두고보자는 오기만 안면에 가득했다. 경호원에 쌓여 자애로운듯 연신 웃음을 짓지만 그 웃음 뒤에는 국민에 대한 원망과 복수심만 가득 차있는 듯했다. 그야말로 여인이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속담이 실감난다.


 어릴 때부터 공주의 귀여움 속에 성장하다 졸지에 부모를 잃고 심적 충격이 커서 그랬을까? 아니면 4년동안 자신은 국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반대로 엮였다며 국민들이 몰라주었다는 배신의 심리가 발동해서 그런 것일까? 어느 쪽이든 박 전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이 아닐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응변엔 심오한 철학이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은요?” “대전은요?” 당시는 그 말이 깊은 의미가 있는 것처럼 느꼈는데 4년 동안 그의 정치행적을 보면 자신의 유식함을 의도적으로 돌출시키고 싶은 말장난에 불과했다. 어쩌면 정치역량의 부족을 고집불통으로 포장해 순간을 넘기려는 궁여지책 의도였을는 지도 모를 일이다. 무식한 소리보다 고집불통 소리가 나을 테니까. 


 ‘박사모’들은 지금 난동부릴 때가 아니다. 계란 하나로 거대한 바위덩어리를 막으려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아야 한다. 진정 박근혜를 사랑한다면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2~3세대 젊은 세대로 바뀌면 그때 가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박사모들은 스스로 침소봉대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시대의 흐름을 인지(人知)시키는 것이 박사모들의 급선무인데도 그들은 그것을 감지를 못해 안타깝다.


 한 나라의 수장이면 선견지명이 있어야 되는데 박 전 대통령에게는 그것이 부족했다. 최순실이란 만신 같은 여인에 홀려 국정을 혼란케 한 죄가 작지 않다. 아버지가 보릿고개를 넘겼고,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아버지의 공보다 과오가 많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남은 인생을 수도(修道) 생활로 마치겠다고 진심에서 우러난 사죄를 하면 혹시 누가 알겠는가. 정만은 우리 국민들이 용서해줄지. 현재로선 그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한가닥 남은 연민의 정이라도 지키려면… (본 칼럼은 본보의 편집방향과 무관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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