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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강
bh2000

 
내 안의 강
 

 

 

18살, 아들을 몇 대 쥐어박고
나선 저녁 강가
해 떨어진 그랜드강에
후둘거리는 다리를 끌고
하루를 다친 상심한 발걸음으로 앉아 
뒤채이는 강물 소리를 듣는다

 

차라리, 이곳에 발걸음 하길 잘했다.

 

내 살로 빚은 자식 두들겨 놓고
저문 강가에 홀로 선 어미는 
저 물새보다 자유롭지 못하다.

 

너 때문에 온 것이여 ! 이눔아
비스듬히 옆으로만 걸어가는 게에게
한 보따리 낙담을 풀어놓고
입 벌어지는 수북한 잔소리에
세상 문 하나 철렁 닫히고
눈가에 밴 얼룩을 어쩌지 못한 채
탯줄처럼 질긴 자식에게
세상에서 부끄러운 어미를 보이고 말았다.

 

남의 땅에서
자식 키우는 일이
겨울볕에 빨래 말리기보다
몇 배 어렵다는 것을
베개 젖어 본 사람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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