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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
풀을 뜯는 순한 초식자가
날카로운 발톱을 지닌 포식자에게
지배당하지 않는 설원 찾아서
그러나 자고 일어나면
대낮 도시의 한식당에서 혹은
백열등 걸린 노파의 거실에서
포획할 대상을 놓고 사냥법에 관한 시간을 보냈다고
그 대상이 토끼라면
저들은 먼저 풀밭을 점령한 후
소나 양무리를 풀어 풀씨를 말리게 한다는 것
초식자의 심장에 비수를 꽂는 말. 말들
그 화살이 내게로 돌아온다는 것
그것쯤은 알고 있을까
약육강식이 해체된 겨울산
잡아먹을 것 없으니
잡아먹힐 두려움이 없다
먹잇감을 쫓아 달릴 이유도 없고
잽싸게 몸을 숨길 필요도 없다
눈길
함부로 나서지 않고
무턱대고 오르지 않으며
한 발 한 발
앞선 발자국 따라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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