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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아들과의 나들이
baikkj

  

 아들이 아빠의 생일이라 마음으로 축하해 주기위해서 시애틀에서 온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 이야기를 말로는 표현을 안 하지만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오늘은 캐나다의 생일이 되는 날이라 나들이를 택한 곳이 토론토 동쪽에 위치한 동물원이었다. 


 중국과의 친교 차원에서 모셔온 두 마리의 판다를 보러 올여름 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도 그 손님 중에 하나가 되어서 아들과 함께 방문하기로 하고 좋아하지 않는 운전이지만 그곳으로 달려갔다. 


 아이들이 어렸던 시절에 자주 다녔던 곳이라 많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고, 별 문제없이 도착했지만 넓은 주차장은 이미 차 있었다. 눈부시게 내리쬐던 햇빛은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바람까지 산들 산들 불어주어서 걷기에는 최적의 날씨였다. 


 10년 전에 뉴욕 직장으로 인해 집을 떠난 아들이 엄마의 권유로 조금 긴 시간을 내서 방문을 했다. 결혼을 했더라면 방문이 그렇게 쉽게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다. 한편 그런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디를 가고 싶을 때 누구의 제한도 받지 않고 훌훌 떠날 수 있으니 혼자 사는 이점이라 생각한다. 요즈음 젊은 세대는 결혼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우리 앞에 제일 큰 걱정거리로  대두되고 있다. 세상에 쉬운 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들의 일은 매일같이 컴퓨터 앞에서 하루를 보내야 한다. 일이 끝나고 바깥을 보는 시간엔 해가 기울어져 있으니 뜨거운 햇살에 비타민 D를 만들고 살을 태우는 일이 참으로 어렵게 보인다. 


 부모 입장에서는 안타깝기도 하지만 이 시대에 쉽게 돈을 버는 일은 남을 속이고 사기를 치기 않으면 하나도 없는 듯하다. 평생을 전문직으로 해온 내 일은 하루종일 쉬지 않고 생과 사를 앞에 두고 뛰어야 했다. 긴 세월이 지나 되돌아보면 그래도 내 인생의 승리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아마도 그런 힘든 일 덕분에 내 육신과 정신은 힘든 세상을 견딜 수 있도록 단련 되었고, 이 나이에 무서운 것 없이 낫선 땅에서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정신력도 얻었다. 


 아들이 10년을 집을 떠나서 그 복잡한 뉴욕 땅에서 수없이 이사를 하면서 지냈다하니 가히 얼마나 힘든 적응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 덕분에 세상살이에 이해 폭이 더욱더 넓어졌고, 부모를 대하는 심성도 옛날과 다르다. 옛 어른들이 하신말씀이 생각난다. 사람은 집을 떠나 봐야 그리운 줄 알고 부모에게 감사함도 알게 된다고 하였거늘 아들의 깨우침도 고생 끝에 얻은 대가이리라.


 같은 날 아들의 권유로 우리는 동물원을 떠나서 나이아가라 폭포 구경을 하러 갔다. 우리에게는 늘 가는 곳이라 별 호기심이 없지만 아들에게는 참으로 오랜만에 가는 나들이였다. 그곳에서 해가 떨어질 때 반사되어 일어나는 아름다운 무지개와 야경, 이른 아침에 안개와 함께 떨어지는 무서운 힘의 폭포의 물결을 가족이 함께 걸으면서 볼 수 있는 이 시간이 여느 때와 다르게 얼마나 소중한가. 그래서 우리에게는 잊지 못할 그날의 추억으로 머문다. 이런 기회가 아마도 언제 다시올수 있을는지…


 딸도 함께 했더라면 얼마나 기쁠까 하는 엄마의 생각이 조금은 가슴 한 모퉁이를 시려오게 했다. 점심은 아들이 원하는 한국식당에 가서 각자 원하는 메뉴를 시키고 그런 대로 허기를 채웠지만 식사가 끝나고 아들이 한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한국 식당은 음식은 맛있지만 서비스가 너무 나쁘고, 서양 식당은 음식은 맛이 별로라도 사람들의 서비스는 아주 좋아요” 


 그래도 이틀간의 아들과의 나들이. 고급 이탈리안 식당에서 폭포의 변화되는 모습 구경, 카지노에 온 사람들의 돈을 따고자 하는 얼굴들, 공원에서의 피크닉, 아들과 땀 흘리면서 한 계곡 산책은 올 여름의 행복한 추억으로 오래 간직하고 싶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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